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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지수와 인플레이션의 개념과 원인 본문
- 경기변동에 따라 나타나는 중요한 또 다른 경제적 현상은 물가가 변동한다는 점입니다. 물가란 개별적인 상품의 가격이라기 보다는 한 나라에서 거래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평균적인 가격수준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물가의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작성되는 지표를 물가지수라고 합니다. 물가지수는 특정 기준시점의 물가를 100으로 놓았을 때 비교되는 다른 시점의 물가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입니다. 따라서 기준이 되는 시점과 비교되는 시점의 물가지수를 비교함으로써 양 시점간의 물가수준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한편 물가지수는 그 작성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물가지수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와 생산자물가지수(PPI; Producer Price Index) 그리고 GDP디플레이터가 있습니다.
우선, 소비자물가지수(CPI)란 소비생활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기 위해 작성되는 물가지수입니다. 따라서, 소비자물가지수는 가계의 생계비 변동을 측정하는데 사용되는 물가지수입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지난 해와 동일한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얼마나 더 증가했는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생산자물가지수(PPI)입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가 아닌 기업들이 구입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물가지수입니다. 데 기업들은 생산비용의 상승분을 소비자가격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의 변동을 예측하는데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
끝으로 GDP 디플레이이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앞에서 국내총생산(GDP)은 화폐가치의 현재가격으로 계산한 명목GDP와 기준연도의 불변가격으로 계산한 실질GDP의 두 종류가 있음을 학습했습니다. 여기서 실질GDP는 물가상승에 따른 화폐가치의 변동효과를 제거한 것이고 명목GDP는 물가상승에 따른 화폐가치의 변동효과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명목GDP와 실질GDP를 비교한다면 물가상승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명목GDP와 실질GDP를 비교해서 물가지수를 측정한 지표가 바로 GDP디플레이터입니다. 구체적으로 GDP디플레이터를 계산하는 방법은 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해서 산출하는 물가지수입니다. GDP디플레이터는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모든 최종 생산물의 평균가격을 나타내는 포괄적인 물가지수입니다. 그런데 GDP 디플레이터는 소비자물가지수나 생산자물가지수와는 달리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직접 조사해서 측정되는 물가지수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물가지수는 경기변동과 관련해서 현재의 경기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로서 활용됩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물가는 경기가 상승국면에 있을 때 수요증가에 의해 오르고 경기가 하강국면에서는 수요감소로 물가가 하락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물가지수는 돈의 구매력 변화를 측정하는 척도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물가가 오르면 액수가 일정한 돈의 구매력은 떨어집니다. 일정한 돈으로 살 수 있는 재화의 양은 물가가 오르는 경우 물가가 오르기 전보다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물가가 하락하면 이전에 비해 돈의 구매력은 증가합니다.
앞에서 설명한 물가지수를 사용해서 일정기간 동안 물가지수가 상승한 정도를 계산할 수 있는데 이를 물가상승률이라고 하며, 물가상승률이 영(0)보다 커서 물가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이에 반해, 물가상승률이 영(0)보다 작아서 물가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디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한편, 물가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기는 하지만 상승률이 줄어드는 경우는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현대적인 관리통화제도가 정착된 이후 인플레이션은 빈번하게 관찰된 반면 디플레이션은 다소 드물게 발생하였습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인플레이션의 발생 원인과 그 문제점에 대해서 주로 알아보겠습니다.
인플레이션의 원인에 대해 알아봅시다. 어떤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앞에서 학습한 수요-공급곡선을 상기하면 수요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거나 혹은 공급곡선이 왼쪽으로 이동하면 상품가격이 상승한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가상승의 원인을 크게 구분해보면 수요측 원인과 공급측 원인으로 구분됩니다. 수요측 원인에 의해 물가가 상승하게 되는 것을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이라 하고 공급측 원인에 의해 물가가 상승하게 되는 것을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먼저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의 원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은 크게 보면 화폐발행 증가와 경제주체의 지출 증가에 의해 유발될 수 있습니다. 화폐발행이 증가하는 현상을 통화증발이라고 하는데 통화증발로 인해 재화나 서비스의 양보다 돈의 양인 통화량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돈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물가가 상승하게 됩니다. 한편 기업의 투자지출 또는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같은 경제주체의 지출증가로 재화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되면 물가가 상승합니다. 이제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의 원인에 대해 알아봅시다.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은 기업의 생산비용 증가에 의해 유발됩니다. 따라서 기업의 생산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자재 가격 상승, 임금인상 등은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1970년대 두 차례 발생한 오일쇼크는 석유가격을 큰 폭으로 상승시켰고 이로 인해 기업들의 생산비용이 증가하면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초래한 바가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물가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통화증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인플레이션의 발생 원인이 수요견인이든 또는 비용인상이든 간에 인플레이션이란 궁극적으로 화폐의 양이 재화 및 서비스의 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 화폐가치는 하락하는 반면 물가는 상승하는 상태를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1976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만(Milton Friedman)은 이러한 사실을 “인플레이션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화폐와 관련된 현상이다”라는 유명한 말로 표현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장기적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통화증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던 나라들은 어떤 이유로 그렇게 많은 돈을 찍어내서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한 것일까요? 이는 이 나라들의 정부가 이른바 인플레이션 조세를 통해 재정지출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입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 조세란 다음과 같은 현상을 의미합니다. 정부가 재정지출 충당을 위해 통화량을 늘리면 물가수준이 상승하면서 국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돈의 가치가 이전보다 떨어집니다. 이 때 국민들이 잃어버린 돈의 가치는 폐를 증발한 정부에게로 이전됩니다. 즉, 정부는 통화증발로 유발된 인플레이션을 통해 화폐를 보유한 모든 국민들에게서 일정한 돈의 가치를 강제로 가져간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됩니다. 바로 이를 인플레이션 조세라고 부릅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나라들의 공통된 특징은 정부의 지출이 많은데 비해 조세수입은 부족하고 차입능력도 제한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들 나라는 비교적 손쉽게 이용 가능한 인플레이션 조세를 통해 재정을 충당하였고 그 결과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였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부지출 삭감 등의 과감한 재정개혁을 실시함과 동시에 화폐발행을 책임지고 있는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함으로써 제도적으로 정부의 자의에 의한 통화증발이 어렵도록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의 원인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에 의해 유발되는 경제적 손실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인플레이션은 사람들간의 소득분배와 자원배분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우선 소득분배의 측면을 살펴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액면가치가 고정된 금융자산은 화폐의 실질가치가 하락하면 손해를 보지만 부동산, 금과 같은 실물자산은 인플레이션으로 오히려 그 가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또한 금전적인 채권·채무관계에 있어서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채권자가 받게 될 채권의 실질 가치가 하락하므로 손해를 보지만 이와 반대로 채무자는 이득을 얻게 됩니다. 한편 자원배분의 측면에서 보면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실질가치가 보전되는 부동산 등의 자산 구입에 자원이 집중됨에 따라 자원배분에도 왜곡이 발생합니다. 이와 같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득분배와 자원배분에 왜곡이 발생하면 가계나 기업 등의 경제주체가 장기적인 경제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예를 들어 근로자와 기업주가 장기적인 임금계약을 맺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기업이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곤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궁극적으로 국가 전체의 경제활동을 왜곡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옵니다.
한편 그 밖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로는 메뉴비용과 구두창 비용이 있습니다. 메뉴비용이란 생산자가 자신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가격을 조정함에 따라 수반되는 모든 비용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포장을 바꾼다든지 새로운 카탈로그를 만드는 것이 메뉴 비용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기업은 이러한 가격조정을 빈번하게 해야 하고 이로 인해 기업이 부담하는 메뉴비용이 지나치게 커져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두창비용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사람들이 화폐보유를 줄이기 위해 들이는 모든 거래비용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면 사람들은 화폐보유를 줄이기 위해서 은행에 자주 찾아가게 되고 이로 인해 시간, 교통비 등이 소요됩니다. 그 과정에서 구두의 밑창이 빨리 닳는다는 점에서 착안해 이와 같은 시간, 교통비 등의 거래비용을 구두창비용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 시기에 사람들은 현금보유를 줄이기 위한 거래를 빈번하게 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구두창비용이 커져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1. 물가지수
- 한 나라에서 거래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평균적인 가격수준을 측정하는 지수
-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GDP디플레이터
2. 인플레이션
- 물가상승률 > 0 물가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
3. 인플레이션의 원인
- 수요견인 인플레이션 : 통화증발, 가계·정부 등 경제주체의 지출 증대
-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 원자재 가격 상승, 과도한 임금인상 >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인플레이션은 통화증발에 의한 화폐적 현상
4. 인플레이션의 비용
- 소득분배와 자원배분에 왜곡이 발생
* 실물자산 보유자 및 채무자는 이득을 보는 반면 고정금융자산 보유자 및 채권자는 손실을 막음
* 부동산 등과 같은 자산에 자원이 집중됨에 따라 자원배분 왜곡 초래
- 메뉴 비용, 구두창 비용 발생
* 메뉴비용 : 생산자가 자신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가격을 조정함에 따라 수반되는 모든 비용
* 구두창비용 : 인플레이션 시기에 사람들이 화폐보유를 줄이기 위해 들이는 모든 거래비용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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